2013년 2월 동역서신

2013년 2월 동역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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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누꾸시! (예수님과 함께 하시기를)

2013년 새해가 시작된 지도 벌써 한 달이 훌쩍 지났습니다. 무더운 성탄과 새해를 처음으로 시베시베 마을에서 보내고, 바이탈이 진행되는 알로타우 센터로 와서 새해 첫 동역서신을 보냅니다. 한국은 곧 설날이지요? 다시 한번 새해 인사 드리며 동역자 여러분 모두 영육 간에 강건하길 기도하며 소식 전합니다.

 

시베시베 이야기

마을 생활은 준비할 때부터 마치고 돌아올 때까지 긴장하게 합니다. 아직 저희 집이 없기에 매번 필요한 물건들을 가지고 갔다가 다시 가져 와야 하는 상황이라 준비 자체가 만만치 않습니다. 그리고 장시간 배를 타고 가는 것도 저희에겐 부담입니다. 하지만 부두에 도착하는 순간 가족처럼 반겨 주는 마을 사람들을 만날 때는 참으로 기쁩니다. 그러나 이 기쁨도 잠시, 마을 생활하는 내내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적응하랴 번역 팀과 함께 번역일 하랴 또 가능한 한 빨리 언어와 문화를 배우고 싶은 욕심에 늘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습니다. 이번 마을 생활에서도 이 부담감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계획대로 되지 않았을 때 실망하고 낙심하기도 했습니다. 그 때마다 무전기를 통해 동료 선교사들에게 기도 요청을 하고, 말씀으로 위로 받고자 열심히 말씀을 읽었습니다. 그래도 이번 마을 생활은 여러 상황으로 쉽지 않았습니다.

지난 번 동역서신에서 말씀 드렸던 것처럼 마을 집이 저희가 마을에 있는 동안 지어지기를 바랐는데, 마을을 떠날 때까지도 아직 재료가 다 준비가 되지 않은 모습을 보면서, 그리고 지난 번 마을 방문(4월) 이후 저희가 마을에 있는 동안에는 그렇게 열심으로 모이던 번역 팀이 한 번도 모이지 않았다는 사실이 저희에게는 큰 실망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마을에 도착한 그 주부터 번역 팀이 다시 모이고 연말연시 바쁜 가운데도 최선을 다해 줘서 이번 기간에 사도행전과 사무엘서 일부의 마을 점검 (Village Checking)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사도행전은 카니누와 언어로 마을 점검까지 마친 첫 번째 책인데 앞으로 2월 바이탈에서 원문 대조 수정 작업과 영어로의 역번역 (Back Translation) 과정이 잘 이루어져 이후에 자문위원 점검 (Consultant Checking)을 받을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연말연시에 번역 팀과 함께 2013년 새해 계획을 의논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저희 번역 팀으로서는 처음 ‘계획’이라는 것을 세우는 것이라 어려워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계획한 것과는 전혀 다르게 진행하는 것을 보면서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카니누와 번역 팀이 올해 마을 점검을 해야 하는 소책자가 8권입니다. 모두 이미 바이탈 기간에 초벌 번역을 마친 것인데 마을의 여러 사정으로 미루다 보니 남은 책이 많아졌습니다. 8권의 책들이 올해 마을 점검이 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저희 번역 팀을 위해 기도해 주세요.

마을도 연말연시에는 여러 행사들을 치르느라 분주합니다. 먼저 초등학교 (Elementary School, 유치-2학년)와 중등학교 (Primary School, 3-8학년) 졸업식 및 방학식이 12월 초에 있었습니다. 초등학교는 카니누와 어린이들만 다니고, 중등학교는 다른 종족 어린이들도 다니기에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했는데 감사하게도 두 학교에서 저희 부부를 초대해 주었고, 아이들에게 상품을 수여하는 중요한 역할도 맡겨 주었습니다. 두 졸업식 모두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진행되었는데 학생들과 가족들이 함께 하는 저녁 식사로 마무리하기까지 총 8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긴 행사들이었습니다.

마을의12월은 매일 밤 노랫소리로 가득합니다. 한달 내내 마을의 각 집들을 돌며 노래를 부르는 밤샘송(?)을 하는데 찬송가를 비롯해 다양한 노래들을 목이 쉴 정도로 열심히 부릅니다. 처음엔 노랫소리에 잠들기 힘들었는데 익숙해지니 자장가처럼 들리기도 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 역시 밤새 집집을 돌며 노래하더니 저희 집에는 새벽 3시에 와서 저희가 가장 좋아하는 예수님 탄생을 노래한 ‘끼나비나비 이따퐈비시나’를 불러 주었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인사와 함께. 크리스마스에는 이른 아침(6시 30분) 집 앞 망고나무 밑에 마을 사람들이 모여 함께 예배를 드렸는데 박 선교사에게 설교를 부탁해 구원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새해에는 우리나라 송구영신 예배처럼 밤 12시에 예배를 드렸고 이후 얼굴에 하얀색 분칠을 하고 밤새 노래를 부르고 하루 종일 ‘해피 뉴 이어’를 외치며 다니는 마을 사람들을 보면서 이들에게 2013년 새해가 개인적으로 주님을 경험하는 복된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이번 마을 생활 동안 카니누와 문화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습니다. 원래는 고정적인 언어도우미 (language helper)로부터 카니누와 언어를 더 배우고 싶었는데 저희 집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매번 달라서 언어 보다는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이 곳 문화를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밀른베이 주 (Milne Bay Province)의 다른 섬들은 모계 사회인 반면 이곳 굿인업 섬 (Goodenough Island)만은 부계 사회라는 점. 씨족마다 구별되는 이름들이 있어서 서로의 이름만 들어도 어느 씨족 사람인지 알 수 있다는 것도 이번에 배운 흥미로운 내용들입니다. 또 개간하지 않은 땅은 정부에서 부족 땅으로 인정해 주지 않기에 부족 사람들이 계속해서 새로운 땅을 개간해 가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 곳의 경우 정부에서 쌀농사를 짓도록 권하고 있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이 곳 문화를 조금씩 알아갈수록 이들을 좀 더 이해하고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는 저희들을 봅니다. 아직은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많기에 계속해서 하나님께서 지혜 주셔서 언어와 문화를 잘 배울 수 있도록, 그래서 카니누와 사람들이 말씀을 번역하고 잘 사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안식월(본국사역)계획

지난 동역서신에 말씀드린대로 2월 바이탈 사역 후 3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약 6개월간의 안식월을 갖습니다. 본국사역 (Home Assignment) 기간이라고도 부르는 이 기간에 동역자 여러분들과 만나 구체적으로 저희 사역을 나눌 수 있기를 원하며, 2015년 미니성경 발간 이전에 완성되어야 하는 카니누와 기본 문법 논문을 작성하려고 합니다. 또한 파푸아뉴기니 정부 정책이 바뀌어 조선교사도 취업허가서와 비자를 받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 먼저 한국을 방문해서 비자 신청을 하려고 합니다. 이후 캐나다와 미국을 방문할 예정인데 자세한 일정은 다음 동역서신에 알려 드리겠습니다. 파푸아뉴기니에는 9월 중순 돌아와서 10월 바이탈 모듈에 참가할 예정입니다.

2013. 2. 5
늘 감사 드리며
파푸아뉴기니 알로타우에서
박요섭, 조선향 선교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