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동역서신

2014년 7월 동역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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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 still, and know that I am God.
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나님 됨을 알지어다 (시 46:10a)

벌써 7월이네요. 올해도 반이 지났습니다. 동역자님의 올 상반기, 어떠셨는지요? 저희는 위의 시편 말씀을 계속 묵상하며 보냈습니다. 이 곳에 사는 시간이 쌓여 갈수록 시편 기자의 이 고백이 더 절실히 느껴지네요. 특별히 올 한해는 그 동안 저희 카니누와 번역팀이 바이탈 프로젝트에 참가하면서 번역했던 말씀들을 자문위원 점검을 받기 위해 최종 작업을 하고 있기에 저희로 하여금 더 열심을 내게 합니다. 추수할 때의 기쁨도 있지만, 손이 모자라 쩔쩔 매고 그래서 더 재촉하다 보니 ‘가만히 있어’ 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저런 일 하느라 힘 다 빠지고 나서야 정작 내가 힘을 써야 할 곳은 하나님 앞에 ‘가만히’ 있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힘써 하나님 앞에 나가니 하나님께서 친히 보여 주셨습니다. 하나님의 열심을. 사랑을. 주권을.

하나님이 하셨어요!

2014-07-14-IMG1동역자님, 이 책(마가복음 수정본) 한 권이 마을 섬에서 이 곳 알로타우 타운에 오기까지 그렇게 간절히 기도해야 하는지 미처 몰랐습니다. 6월에 바이탈 참가자들이 저희 단체 배인 콰디마를 타고 올 때 잘 챙겨 가지고 오겠지… 했습니다. 왜냐하면 6월 모듈 중에 할 일이 마을에서 수정된 마가복음을 컴퓨터에 입력하고, 자문위원 점검을 받기 위해 하는 최종 작업들이라는 것을 카니누와 번역자들이 잘 알고 있기에 당연히 책을 가져 올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참가한 속테스와 존 로벗이 와서 하는 말, 아직 수정이 덜 끝나서 못 가지고 왔다고… 다행인 것은 이제 얼마 안 남았으니 곧 끝내서 마을에 있는 번역자 한 명이 배 타고 갖고 오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조금은 실망이 되었지만 마음을 다잡고 기분 좋게 첫 주를 시작했습니다. 감사한 것은 책 대신 마가복음 3-6장까지 수정된 내용을 공책에 적은 자료가 있어서 우선 계획대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 후 첫 주가 지났는데 오기로 한 번역자가 마을에서 안 왔습니다. 속테스와 존 로벗도 당황했는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총동원해서 마을에 연락해 봅니다. 그러다 셋째 주가 되어서야 마을 번역팀 중 한 사람이 알로타우에 왔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아…드디어 책이 왔구나 했는데 안 가지고 왔다는 겁니다. 자신은 교회 일 때문에 타운을 온 거라고. 기다리고 있던 우리 팀은 실망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아… 이번 기회를 놓치면 안 되는데… 왜 이리 마가복음 점검 받기가 힘든거지… 바이탈에서 마가복음을 번역할 때 참가를 못해서 다른 언어팀들이 마가복음 봉헌할 때 우리 팀은 못했는데… 여러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이제 마지막 주가 다가오는데 어찌해야 할 지 몰랐습니다. 그 때 콰디마가 저희 섬에 갈 거라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지금 책이 온 들 너무 늦어서 10월에 예정된 자문위원 점검은 힘들겠지만 그래도 책을 받는 것이 좋을 거 같아 편지를 썼습니다. 선장에게 마을 번역자들에게 전달해 달라고 부탁을 했고 그렇게 배는 떠났습니다. 그리고 셋째 주 금요일 아침, 기도시간에 저희 팀은 회개했습니다. 너무 간단하게 생각했던, 그래서 이렇게 힘써 기도 못했던 것을 회개하며, 하나님께서 하실 일을 기대하는 맘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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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주일 오후 드디어 그 책이 도착했습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이번에도 철저히 하나님께서 친히 이 일을 하고 계심을 경험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미련한 저희들을 용서해 주세요. 기도가 절로 나왔습니다. 마지막 한 주, 저희 부부, 속테스, 존 로벗. 어느 때보다 기쁜 맘으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리고 기적을 맛보았습니다. 불가능할 거라 생각했던 마가복음 수정 작업을 마무리 했고 예정대로 10월말에 자문위원 점검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마가복음 수정 책이 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창세기 수정 작업도 마무리 해서 창세기 일부도 자문위원 점검을 함께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곳은 여러 여건상 계획대로 일을 진행한다는 것이 참으로 어렵습니다. 여러 번 경험을 하면서 배우는 것도 많지만 점점 포기하는 부분도 생깁니다. 이번 바이탈 모듈 동안 맘이 참 힘들었습니다. 신나게 수확하는 재미가 있을 때인데 생각하지 못한 복병을 만난 것입니다. 그리고 좌절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한 달을 돌이켜 보니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 팀이 많은 일들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보통 때에는 참가자들이 3명인데 2명 밖에 오지 않아서 이번 모듈은 더 힘들겠구나 했는데, 너무나도 고맙게 속테스도 존 로벗도 묵묵히 자신들이 맡은 일들을 감당해 주었습니다. 마가복음 수정 책이 도착하기까지 저희보다 맘 졸이며 힘들어 했을텐데 더 격려하고 더 기쁘게 사역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부족한 저희들로 인해 더 열심을 내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며, 더 힘써 하나님 앞에 ‘가만히’ 있기를 기도합니다.

카니누와 사도행전을 녹음하다.

동역자님, 이번 바이탈 모듈에는 함께 동역하는 단체인 호주 GRN (Global Recordings Network)에서 두 분 선교사님이 오셔서 지난 2월에 자문위원 점검을 받은 4개 종족 (아누키, 부후투, 카니누와, 카카바이)의 사도행전을 녹음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바이탈이 진행되는 알로타우 센터에는 녹음을 할 수 있는 장소가 따로 없어서 소음이 최대한 차단되는 곳인 책을 보관하는 창고에서 녹음을 진행했습니다. 조그만 창고에서 선풍기 없이 몇 시간을 녹음하다 보면 땀이 비 오듯 흐릅니다.

2014-07-14-IMG5저희 카니누와 번역팀의 경우 이번 사도행전이 처음 자문위원 점검을 받은 경우여서 본격적인 녹음도 처음이기에 더 힘들었을 것입니다. 속테스가 사도행전 28장 중 24장을, 아내가 아파서 잠깐 타운에 나온 실버스터가 4장을 녹음했는데, 녹음된 소리에서 갈수록 지친 기색이 역력합니다. 녹음 도중 틀리면 멈추고 다시 녹음을 하는 방식이었지만, 나중에 들어보니 틀린 부분들이 있어 또 다시 수정 녹음을 하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GRN 선교사님께서 편집 작업을 마치면 녹음된 파일을 호주에서 보내 주시기로 했는데, 한 달 이상이 걸리는 편집 작업이 주의 은혜 가운데 잘 진행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백 배나 받을 것이고…

이번에 마가복음을 수정하면서 속테스가 은혜 받은 말씀입니다.

(막 10:28-30, 새번역) 베드로가 예수께 말씀드렸다. “보십시오, 우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선생님을 따라왔습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를 위하여, 또 복음을 위하여, 집이나 형제나 자매나 어머니나 아버지나 자녀나 논밭을 버린 사람은, 지금 이 세상에서는 박해도 받겠지만 집과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녀와 논밭을 백 배나 받을 것이고, 오는 세상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받을 것이다.

한 달 동안 가족, 집, 마을을 떠나 이른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번역 일을 한다는 것이 현지 번역자들에게는 참으로 쉽지 않습니다. 마을에서는 밭일도 하고 배타고 나가서 고기도 잡고…. 시간에 얽매이지 않은 생활을 하다가 컴퓨터를 앞에 두고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하다 보면 허리도 아프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을텐데 그저 묵묵히 한 달을 인내합니다. 이 때가 아니면 이 일을 끝낼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자신의 전부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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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속테스는 이번 모듈 동안 사도행전 녹음을 하느라 주말에도 쉬지 못하고 애쓰고 수고했는데 그에게 백배의 복이 참으로 위로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늦은 밤 일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기 전 도전이 되는 말씀이 있다고 흥분해 하며 자신이 받은 은혜를 나눕니다. 바이탈에 참여하는 것이 힘들어서 때론 주저되지만 한 달 동안 집중적으로 말씀 한 구절 한 구절을 깊이 생각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합니다. 자신이 번역자여서 이런 복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고 덧붙입니다. 저희도 전적으로 동감하는 감사입니다.

바라건대 카니누와 번역자 한 사람 한 사람이 말씀을 번역하고 점검하면서 새롭게 말씀을 발견하는 복을 누리고 또 나눌 수 있기를, 그리고 동역자 여러분도 날마다의 삶 속에 성경을 읽고 묵상하는 가운데 ‘가만히 있어’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경험하는 은혜를 누리시길 기도합니다.

감사, 앞으로의 일정, 그리고 기도제목

  • 3월말부터 5주동안 진행된 현지인 번역자 훈련 프로그램인 TTC (Translators’ Training Course) 1에서 조선교사가 벨라와 함께 행정과 재정을 맡았는데 어려움 없이 잘 마치게 하심에 감사합니다.
  • 6월 바이탈 모듈동안 10개의 언어 그룹이 참가해서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하고 바쁘게 각 팀들이 사역을 감당했습니다. 특별히 이번 모듈이 진행되는 동안 가족의 소천으로 아픔을 겪은 참가자들도 있었는데 슬픔을 함께 나누고 위로하면서 소망을 갖고 참가자들이 하나되게 하심에 감사합니다.
  • 지난 주 그 동안 틈틈이 써 온 카니누와 문법 개요 (Grammar outline)를 잘 다듬어서 문법 자문위원에게 보내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계속해서 카니누와 언어를 공부해 가면서 수정 작업이 필요하겠지만, 이 자료가 카니누와 번역팀에게, 교사들에게 유용하게 쓰일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 7-9월 마을에서 번역자들이 레위기~신명기 일부와 여호수아~사무엘하 일부의 마을 점검 및 수정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8월에 새로 지은 마을 교회 예배당 봉헌식이 있어서 준비하느라 바쁜 시기이지만, 번역자들이 맡은 사역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 7월 말부터 5주간 진행되는TTC2에서 박선교사가 언어발견 (Language Discovery) 과목을 강의합니다. 잘 준비해서 현지인 훈련생들이 자신들의 언어의 규칙을 이해하고 번역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조선교사는 이번에도 벨라와 함께 TTC 2 행정과 재정을 담당합니다. 서로 협력해서 맡은 사역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 10월 1일부터 바이탈 모듈이 4주간 진행되고 10월 28일부터는 약 3주간 마가복음 전체(678절)와 창세기 일부(540절)의 자문위원 (브레드 선교사님) 점검이 진행됩니다. 바이탈 참가자들(3명)의 경우 7주동안 마을을 떠나 알로타우에 머물러야 하는데 자원하는 심령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또한 점검자들(2명)이 10월 25일까지 안전하게 알로타우에 도착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이를 위해 마을 교회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인데 성도들이 적극적으로 번역자들과 점검자들을 기도로 격려하며 그들의 가정들을 잘 돌봐 주기를 기도합니다.

동역자님, 남반부에 위치한 이 곳은 요즘 겨울입니다. 그렇다고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눈이 오는 것은 아니라는 거 이젠 다 아시죠? 평균 기온 26~28도, 우기입니다. 오늘도 아침부터 비가 계속 내리네요. 미뤄 놓은 빨래를 언제 해야 하나 비가 그칠 때를 기다려 봅니다. 저희와 함께 카니누와를 위해 기도하는 동역자님으로 인해 많은 격려를 받습니다. 저희도 멀리 있지만 오늘 보내는 편지가 동역자님에게 위로와 격려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많이 보고 싶습니다.

2014년 7월 14일
파푸아뉴기니에서 박요섭, 조선향 선교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