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동역서신

2014년 9월 동역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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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refore encourage one another
and build each other up, just as in fact you are doing.
(1Th 5:11, NIV)
그러므로 지금처럼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십시오.
(데살로니가전서 5:11, 쉬운성경)

얼마 전 받은 우편물 중에 저희 선교단체에서 보낸 기도제목을 나누는 계간지 (PRAYER Alive)가 있었습니다. 위의 말씀은 여름호 표지에 실린 성구인데 쉬운성경으로 ‘위로’, ‘격려’, ‘힘’ – 이 말씀을 보는 순간 ‘그래, 이거다’ 싶었습니다. 이번 편지에서 지난 7월말부터 5주 동안 알로타우에서 진행된 현지인 번역자 훈련 프로그램 (Translators’ Training Course, 이하 TTC)에 대해 자세히 나누고 싶었는데 이 말씀이 참으로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동역자님, 저희 카니누와 번역팀이 일 년에 세 번 (2월, 6월, 10월) 참여하는 다중 언어 번역 프로젝트 바이탈 (VITAL)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아시죠? 바이탈에서는 여러 언어 번역팀이 모여 한 달 동안 정해진 본문 말씀을 함께 공부하고 각자 자신들의 언어로 번역하는 것에 중점을 두는 반면, TTC는 파푸아뉴기니 현지인들이 자신들의 언어로 성경을 번역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과목들을 5주 동안 공부하고 과제로 주어진 말씀들을 번역하면서 1, 2, 3, 4 단계를 몇 년에 걸쳐 배우는 훈련프로그램입니다.

2014-09-30 14-17-34이 곳 알로타우에서는 보통 1년에 한 번 정도 TTC 과정이 있었는데, 올해는 TTC1이 지난 3월 말부터 그리고 TTC2가 지난 7월 말부터 각각 5주간 진행되었습니다. 바이탈이나 TTC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프로그램 전체를 이끄는 교장선생님, 과목들을 가르칠 선생님들, 학생들의 입학 절차 및 생활 지도를 해 줄 분, 재정을 맡아 줄 분 등등… 대부분의 선교지 상황이 비슷하겠지만 이 곳도 늘 일손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선교사 한 사람이 감당하게 되는 일들이 참으로 다양합니다. 저희도 평소 카니누와 번역팀과 관련된 사역을 하다가 이번 기회에 조 선교사는 TTC1과 TTC2에서 행정/재정 부분을 도와 사역했고, 박 선교사는 TTC2에서 언어발견 (Language Discovery)과 성경 주요 용어 (Key Terms) 수업을 강의했습니다.

저희를 비롯해 이번에 스탭으로 참여하신 분들은 TTC2에 참가한 7개 언어 종족팀 (아레, 마이왈라, 미니아피아, 살리바, 타왈라, 토푸라, 웨다우) 만큼이나 다양했습니다. 영국, 브라질, 코스타리카, 호주, 그리고 캐나다에서 온 선교사들이 파푸아뉴기니 현지인 스탭과 함께 번역자들을 훈련하는 프로그램을 위해 한 자리에 모인 것입니다. 절대적인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합니다.

2014-09-30 13-39-002년전인 2012년에 TTC1에 참가했던 이 팀들은 이후 숙제였던 창세기 12-21장(249절)의 번역을 마치고 이번 TTC2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5주 동안 함께 생활하면서 기본번역이론 (Translation Principles), 운문번역이론 (Intro Poetry), 언어발견 (Language Discovery), 성경배경 (Bible Background), 기초히브리어 (Intro Hebrew), 성경 주요 용어 (Key terms) 등을 공부하고 창세기 1-3장과 출애굽기 15장을 번역했습니다.

매일 아침 예배로 수업을 시작하면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서 수업을 받고 과제를 합니다. 마을 생활과 전혀 다르기에 첫 주는 적응하느라 많이 힘들어합니다. 그래도 이들의 열심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매주 수요일 저녁 성경공부 (빌립보서)로 모이고, 가끔 저녁에 진행되는 특별 강의가 있으면 그것도 빠짐없이 참석합니다. 말씀에 대한 갈급함! 알고자 하는 절실함! 이 때가 아니면 언제 배울 수 있을까 하는 맘으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큰 도전이었습니다.

바이탈이나 TTC를 통해, 참가자들은 혼자서는 또는 각 종족 번역팀만으로는 힘든 부분들을 이렇게 인근 언어 종족 번역팀들이 함께 모여 배우고 번역해 가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 받습니다. 그러기에 데살로니가 교회에 사도바울이 당부한 말씀,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라는 말씀을 삶 가운데 경험하며 번역 사역에 헌신합니다. 이번 TTC2에 참가한 번역팀들은 다음 TTC3에 참가하기 전까지 창세기와 시편의 일부를 포함해서 구약에서 400절을 번역하는 것이 숙제입니다. TTC2에서 배운 내용을 잘 적용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자신들의 언어로 정확하게, 명료하게, 자연스럽게 번역 할 수 있도록 기도로 응원해 주세요.

앞으로의 일정 & 기도제목

  • 카니누와 번역팀을 비롯해 10월 1일에 시작하는 바이탈 모듈에 참여하기 위해 여러 교통수단을 이용해 알로타우로 오는 참가자들이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특별히 요즘 비가 많이 오는데 큰 어려움 없기를 기도해 주세요.
  • 카니누와 번역팀은 이번 바이탈 모듈에 그 동안 번역한 출애굽기 일부(403절)를 다시 검토해서 내년에 자문위원 점검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려고 합니다. 또한 10월 27일부터는 약 3주간 마가복음 전체(678절)와 창세기 일부(540절)를 자문위원 (브레드 선교사님) 점검 받게 됩니다. 일정상 카니누와 참가자들의 경우 7주 동안 알로타우에 머물게 되는데, 마을 교회와 공동체가 계속해서 기도로 격려하며 그들의 가정과 텃밭을 잘 돌봐 주기를 기도합니다. 또한 카니누와 점검자들(2명)이 10월 25일까지 안전하게 알로타우에 도착해서 자문위원 점검이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 마을 집이 거의 완성되었다고 합니다. 11월 자문위원 점검이 끝나면 마을로 들어가 1월까지 8주 정도 마을생활을 하려고 합니다. 번역팀과 함께 점검 받은 부분들을 잘 수정할 수 있도록, 2015년 새해 일정이 잘 의논 되기를 기도합니다. 특별히 번역팀 한 가정 한 가정을 위로하고 격려함으로 서로에게 힘이 되어 계속해서 사역에 헌신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사랑하는 동역자님, 매번 저희 소식을 전할 때마다 기도합니다. 이 편지가 잘 도착하기를, 잘 읽혀 지기를, 카니누와 종족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같이 품을 수 있기를… 이렇게 기도하면서 함께 드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성경 말씀을 주셨을 때 어떤 심정이셨을까?’

석 달 남짓 남은 올해를 되돌아보면서 저희 부부가 참으로 열심히 달려왔구나…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중 언어 번역 프로젝트 바이탈 (VITAL)과 현지인 번역자 훈련 프로그램 (TTC)에 번갈아 참여하면서 에너지를 쏟아 부었습니다. 그런데 아쉬움이 있습니다. 일은 많이 한 듯 한데 마음, 하나님의 마음을 깊이 품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저희 번역팀과 함께 하나님의 마음을 다시 품으려고 합니다. 카니누와 종족이 하나님의 말씀을, 그들의 언어로 쓰여진 하나님 사랑의 편지를 잘 받고 잘 읽고 그들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더 깊이 알아가기를 원합니다. 함께 기도해 주세요.

멀리 있지만 이 곳에서 동역자님을 기억하며 기도합니다. 계속해서 서로를 위로하기를, 격려하기를, 서로에게 힘이 되기를 원합니다. 지금처럼.

2014년 9월 29일
파푸아뉴기니에서 박요섭, 조선향 선교사 드림